1.개황
위 치 : 강원도 인재군 북면,양양군 서면,속초시
높 이 : 귀때기청봉 해발1577.6메타
일 기 : 흐린 후 맑음
코 스 : 설악서북능선코스
(한계령-귀때기청봉-1408봉-1289봉-대승령-장수대)
산행거리 : 약 12킬로
산행시간 : 10:30가량
식수보충 : 한계령에서 약 1시간쯤 올라가다 중청대피소 갈림길 직전 계곡에서 샘이 있음, 전 구간 식수 보충할 수 없어 식수는 충분히 준비해야 함, )
2.주요지점별 통과 시각
03:47 한계령 도착
03:50 등반 시작
04:07 [09-01]지점 통과
04:34 한계령 1.0킬로 중청대피소 6.7킬로 이정표
05:02 [09-03]지점통과
05:10 [09-04] 도착 휴식
05:11 한계령2.중청5.6 이정표
05:30 대승령 대청봉 갈림길 삼거리(이정표)해발 1380
약 2분거리 쓰레기장
05:34 귀때기청봉1.8한계령갈림길0.2 안내판
05:47 [12-22]지점통과
06:11 [12-21]지점통과
06:37 [12-20]지점통과
06:41 귀때기청봉 도착(대승령6.6,한계령갈림길2.0)
07:08 [12-19]지점통과
07:26 [12-18]지점통과
08:16 [12-17]지점통과
09:17 [12-16]지점통과
09:40 [12-15]지점통과
09:58 김영준조난지점표석
10:40 1408고지(대승령2.9,귀대기청봉3.6표지판)
10:56 주목기생 고란초(일엽초) 발견
11:12 [12-14]지점, 식사 휴식
11:58 [12-13]지점통과
12:11 [12-12]지점통과
12:11 [12-11]지점통과
12:42 1289고지통과(대승령?,귀때기청봉5.4이정표)
12:50 [12-10]지점통과
12:59 대승령, 10분 휴식
14:04 대승폭포 상단
14:11 대승폭포 관망대
14:14 대승폭파하 이정표(대승령1.8,장수대관리소 0.4)
14:48 사승폭포
15:10 장수대관리소 도착
3. 산행기
장마철이라 일기예보에 무척 민감해 있다가 강원도 지방에도 어김없이 5-50미리 가량 비가 내리고 오전 40%, 오후 60% 강수 확률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다.
버스는 빗속을 잘도 달리고 몇번인가 쉬더니 한계령 꼬불꼬불 고갯길을 헐떡이며 올라오며 도착 10여분 전임을 알리자 갑자기 부산해 진다. 헤드렌턴을 챙기고 배낭을 추스리고...이를 즈음 칠흑같이 어두운 한계령관리소 앞 광장에서 하차를 시킨다. 광장에는 비슷하게 도착한 버스가 두 대 있었는데 와글 와글 시끄러운 경상도 사투리다. 부산 어느 산악회에서 온 사람들인데 버스로 오면서 술을 한 잔씩 한 모양이다. 그리고 한 대는 서울에서 왔다.
주차장 광장에 하차하면서 헤드렌턴을 켜고 인원에 이상 없음을 확인하자 마자 나무계단을 오르기 시작하고 전광판에는 03:00부터 입산을 허용한다는 빨간글 자막이 깜빡거린다. 매표소에 도착하니 그 시각에 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이 매표를 하고 있다. 국가관이 정말 투철한 사람들이구나생각을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벌써 앞에는 헤드렌턴의 불빛이 깜박이며 긴 행렬이 되어 어둠속으로 흐물흐물 오르고 있다.
지도를 보며 지형지세를 생각했었지만 생각과는 달리 초입부터 가파른 언덕길이다. 돌계단이 있고 가파른 철계단, 물기가 있는 미끄러운 자갈길 등.. 약 10여분을 오르자 콧등과 이마에서는 땀이 솟고 숨이 가파진다. 먼저 산행을 시작한 부산팀의 술 취한 사람이 뒤에 오르는 우리들 일행을 보며 "고생많습니다. 반갑습니다" 를 연발하는데 혀가 꼬부라진 소리다. 저러면 안전사고 날 건데...
출발 후 약 15분여를 오르다 쉼터를 만나 배낭을 맨 채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소변을 보기 위해 바로 옆 숲으로 2메타 가량 들어갔는데 아뿔싸! 순간 발끝에 와 닿는 감촉, 지뢰를 밟은 것이다. 어느 누가 무척 급했는지 지뢰를 매설하고는 지뢰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이다. 처리를 하고 산행을 계속 했지만 그 고약한 냄새의 여운은 오전 내내 나를 괴롭혔다.
한 시간여를 정신없이 올라가다 약간의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약간의 골짜기가 있고 작은 바위주변에 산행을 하던 십여명이 가방을 내려 놓고 휴식을 하고 있다. 그 옆 약 5메타 가량 위쪽으로는 양은 적은나마 샘이 있어 식수를 가득 보충하고 한컵 마신후 약 5분간 쉬고 걸음을 재촉했다. 하늘은 여명이 오고 있으나, 길은 아직 어두워 헤드렌턴을 끌 수 없다. 멀리 귀때기청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실루엣으로 보이다 어느새 사라진다.
바위 절벽 험한 길을 오르자 "대승령 대청봉 갈림길 삼거리(이정표)해발 1380"표지판이 길 앞에 우뚝 서있다. 다음에는 이길로 대청봉을 오르리라 다짐하며 왼편대승령 방향으로 접어들었다.
조금씩 날이 밝아오자 길가에 있는 꽃이 보인다. 특히 금강초롱이 함초롬히 이슬을 머금은 채 반긴다
앞서가는 한(여자)명이 자기 키보다 약간 작은, 어께높이 정도로 길게 스틱을 잡고 올라간다 그것도 양쪽으로 두 개를, 뒤따르자니 스틱이 자꾸 얼굴 앞에서 왔다갔다한다. 주의를 줘도 별 수 없어 잠시 서서 숨을 고르며 몇사람을 먼저 보낸 후 일정 거리를 두고 걷기로 했다. 스틱은 올라 갈 때는 짧게, 내려올 때는 길게, 뒷사람에 방해 되지 않게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에티켓인걸..
대승령 대청봉 갈림길 삼거리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숨을 고른 후 평탄한 능선길을 조금 가다보니 헬기장보다는 좁은 개활지 공터가 나오는데 악취가 진동을 한다. 온갖 쓰레기들이 자루에 담겨져 있는데 조금 오래된 듯 쓰레기들이 삐져나오고 일대에는 등산객이 버린듯한 생활쓰레기가 널려 있어 산행을 하는이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아직 날이 완전히 밝지 않아 사진을 찍으니 잘 찍히질 않는다. 어쩌다 숲속에서 간간히 보이던 내설악의 절경과 남설악의 절경-비경이라해야 할 듯-이 어둠이 걷히는 속에서 자태를 드러낸다.
산행 방향의 오른쪽(북쪽)은 내설악, 왼쪽(남쪽)은 남설악으로 불리고 안개 속에서 감탄사를 자아내도록 살짝 보이다 사라지고 또 보이고... 이제 날이 완전히 밝았는데 뒤돌아 보니 대청봉이 살짝 머리를 내 놓는다. 얼른 카메라를 들이밀자 어느새 구름속으로 사라 진다. 벌써 산행하면서 몇 번이나 기회를 놓쳤다.
또 오르막길 바위언덕을 헐떡이며 오르자 눈앞에는 귀때기청봉이 삼각형의 정상을 보이고 저 멀리 서있다, 그 중간 중간이 바위길로 보인다. 바로 눈앞에서 부터 작은 바위, 큰바위등이 섞인 돌 너들지대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혹여 길을 잃을까 쳐놓은 하얀 등산로 안내줄이 이어져 있다. 안내줄이 없는 곳에선 수 많은 리본이 달려 있다. 이 너들지대는 정말 싫다. 속도를 빨리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천천히 갈 수도 없고...혹시 잘못하면 발을 삐거나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발한 지 약 2시간 만에 귀때기청봉에 도착했다. 다른 산 다른 봉우리들과는 너무 초라했다. 대승령6.6킬로메타, 한계령갈림길 2.0킬로메타 귀때기청봉이란 나무표지판이 세워진 각목 위에 엉성하게 걸려 있다. 다른 산에는 지역산악회 또는 공원관리사무소에서 바위나 석물 조각에 산(봉)이름을 넣어 잘도 세워 놓던데.. 그리고 높은 봉우리가 되어 정상 면적이 다른데 보다 많이 좁다. 내설악쪽을 바라보니 어지럼증이 날 정도로 가파르다. 뒤돌아 보니 대청, 중청,소청 및 끝청봉이 구름속에 들락날락하고, 그 오른쪽으로 한계령, 그 오른쪽으로 점봉산(1424)이 그름속에 아련히 모습을 보이고 남족으로는 남설악의 주봉인가리봉(1518.5) 주걱봉(1401) 삼형제봉(1225)등이 우뚝 솟아 있다. 서북쪽으로는 우리가 가야할 능선이 이어질 듯, 끊어질 듯 봉우리로 능선이 있고, 그 뒤에는 안산(1430.4)이 역시 구름을 이고 있다, 그 중간에 대승령이 있을 것 같다. 안산에서 나온 능선줄기들이 북쪽으로 달리고 암벽이 달려 내려오다 대청쪽에서 뻗아 나온 공룡능선과 마주치자 엉거주춤 주저 앉아 있는 내설악의 웅장함과 아기자기함을 볼 수 있었다.
한 동안 오르막을 오르다 능선이 좁디 좁은 부분에 도착해 먼저 도착해 숨을 고르고 있는 일행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배낭을 벗어 놓고 물을 한 모금 들이킨 후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금 높은 바위 위로 올라서 사방을 둘러 보니 정말 장관이다. 설악산이 전부 아침 햇살을 받아 희뿌연 안개속에서 속살을 조금씩 내보인다.
너무 높은 곳이라 어지럼증이 이내 나를 앉게 한다. 바위 등에 앉아 둘러보다 주변 바위와는 다른, 차돌과 비슷한 검은색 이상한 돌덩이가 하나 눈에 띈다. 이곳 지형에 맞지아니한 돌이라 자세히 보니 바위에 얹혀 있는게 아니고 누군가에 의해 바위위에 시멘트로 고정시켜놓은 말하자면 인공조형물인 듯하다. 다가가 자세히 보니 80년도 겨울 산행서 조난(김 영준)지점을 표시하는 묘비였다. 그러고 보니 바위위를 좁은 길이 나있고 양 옆은 수십길 이상의 낭떠러지로 겨울 산행시 특히 눈이 얼어 있으면 조난당하기 쉽상인 험로 위에서 쉬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조난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그 옆을 돌아보니 처음보는 꽃인지 열매인지 연한 녹색의 식물(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바 "흰 장구채")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조난자의 영혼이 깃든 것 같은 생각을 하며 사진을 몇 컷 하고 또 길을 재촉하였다.
혹시 네게도 에델바이스를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오려나 내심 기대하며 산을 오르던 중 몇번이나 닮은 꼴을 보았는데 에델바이스가 아니다. 벌써 언 30년 전 수학여행 때 설악동에서 까만바탕에 새하얀 털이 뽀송뽀송한 말린 에델바이스를 넣어 만든 액자를 판던 생각을 하며 찾던 중 뭔가 보이는게 있었다. 새하얀 털을 온몸에 감싸고 있는 것, 바로 에델바이스다. "심봤다"고 고함지르고 싶은데 억지로 참고 사진 촬영을 하였다. 이 에델바이스는 멸종위기의 보호종으로 남획 대상이기 때문에 일행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11시경 시장기가 돌아 일행들에게 식사를 하자고 하였으나 4-5명이 식사를 할 정도의 공간이 없어 약 30여분을 더 걸어가 그 옛날 누군가가 야영한 듯한 공간을 발견하고 각자 가지고 온 밥과 반찬을 내어 놓자 진수성찬이 따로 없는 산중 부페식사가 되었다.
지난 설악산 산행 때는 계곡을 계속 거슬러 올라오면서 숲속에서 경치를 즉기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진도 몇장 찍지를 못하고 더우기 방향감각이 없어 지도를 꺼내 놓고 지금 가는 방향의 대승령을 당시 기억과 매치시키려 해도 전혀 딴방향으로 잘 맞춰지질 않는다.
약간 피치를 내어 오르막길을 열심히 걷다가 눈이 번쩍일 정도로 갑자기 대승령이란 표시판이 보이고 그 곳에는 네갈래(장수대, 수렴동계곡, 십이선녀탕계곡,대청봉 방향)길을 안내하는 간판이 있고, 그 아래 장수대 쪽으로는 일행들 8명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체면 불구하고 물 한 모금을 청하자 그들은 1리터 물병을 통째로 우리에게 건네 준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떡갈나무 전나무가 어우러진 숲길을 열심히 내려오다보니 소나무향이 그윽한 소나무숲이 이어진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산에 이런 소나무만 있으면 삼림부국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계곡에 도착해 물을 한 모금 들이키고 하산길을 재촉하자 갑자기 앞이 훤히 트인다. 대승폭포 윗부분에 서 있는데 천길 낭떠러지가 이거구나 싶은 생각을 하며 폭포를 살펴보니 (높이가 80여 메타)정말 높고 웅장하다 바위 절벽을 흘러 내리는 폭포는 용이 승천하는 듯 하다. 설악 3폭 중의 하나라 한다.
폭포관망대에서 한 참을 구경하고 돌아서 내려오는데 무릎에 통증이 오고 걸음걸이가 불편할 정도로 아팠다. 일행을 먼저 보내고 쉬엄쉬엄 내려오니 폭포를 내려오는데 약 30여분이 걸렸다. 사중폭포 아래에서 신발 벗고 찬물에 발 담고 쉬고 있는 일행과 합류해 20여 분 간을 아픈 무릎에 찬물로 찜질하고 나니 어느 정도 걷기가 편해 장수대관리사무소 까지는 쉽게 내려올 수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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