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행기

미숭산(735m, 경북 고령)2

가야산도사(倻山) 2005. 4. 25. 15:41

1.개황
   일      자 : 2005.4. 5.
   위      치 : 경북 고령군 고령읍,경남 합천 야로
   고      도 : 745m
   일      기 : 맑음,
   코      스 : 고령 대가야유물전시관-주산-청금정-미숭산-낙골재(임도)
   소요시간 : 약5시간 40분 (09:30-15:10) -점심시간 약 두시간 포함
   기      타 : 주산 고분군 뒤에서 부터 천금정까지 사이에 진달래 만개
                  청금정부터 천재단까지 산수유꽃과 비슷한 생강나무 꽃이 만발하여 향이  진함

2.구간별 시간
   09:18 고령 도착, 스트레칭
   09:30 산행 시작
   09:46 44호 고분
   10:46 진달래 군락
   11:00 임도주차장
   11:26 청금정
   12:09 반룡사삼거리
   13:00 미숭산 산성동문ㅡ 점심
   14:00 하산지점으로 올라온 5명과 합류
   14:42 미숭산 정상
   14:55 하산시작
   15:14 낙골재 임도 도착(하산완료)

3. 번개산행을 올리고
   3월30일 야간 앞산야간산행을 다녀오고 사진을 한장 클럽홈피에 올렸는데 "혼자만 좋은데 다니지 말고 번개산행 올려 같이 가자는 꼬리글이 몇 개 달렸다.
   언제 한 번  번개 치겠노라 댓글을 달았는데. 막상 번개산행을 하려니 적당한 산이 없다. 청도의 안 가본 산을 더듬다가 화악산으로 결정하고 자료수집에 들어가 하루 종일 걸려서 번개 올리려 클럽에 들어가자 아뿔사  4월1일 산행대장과 회장이 번개산행을 걸어 놓은 터였다.
  화악산을 포기하고 대가야체험축제가 열리는 기간 중에 주산-미숭산 능선 산행을 하면 테마가 있는 산행이 될 것 같아 자료수집 없이 "미숭산번개산행"을 내 걸었다. 정말 아무런 준비없이... 번개산행을 걸고 다음날은 합천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귀가길에 고향에 들러 임도 상태(차가 올라갈 수 있을지, 식당 전화번호 등을 파악한 후 귀가해  산행준비를 하려니 두서가 없다.  번개 꼬리가 안달려 걱정, 너무 많이 달릴까 걱정, 차편도 걱정이 된다. 하산점을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낙골재로 하산할 경우 신리저수지까지 걸어야 하고 그 곳부터 차량(출발점주차장)까지 이동이 문제다...미숭산농원 하는 후배 식당에가서 하산주를 하고 차편을 이용하면 될까?
  4월4일 퇴근 후 최종 14명이 확정되고 회장과 일행 4명은 다름 차량을 이용한다는 통보다.  회장과 지구에게 의논하자 학돌이님 참가하면 12인승 승합차 이용이 가능하다는 말에 힘을 얻어 학돌이님에게 문자를 보내이 오케이 사인이 떨여졌다. 휴... 집결시간과 장소를 정해 클럽 홈페이지에 올리고..  마침 클럽에 들어온 은장도님을 같이 가자고 붙들고 약1시간 정도늘어져 동행약속을 받아내고...

  4월 5일 아침 뭐가 그리 바쁜지 보통 전날 저녁 배낭을 꾸려 놓고 잠을 자고 나서 배낭만 챙기고 출발하는데  이것 저것 챙기고 나서려면 뭐가 빠진 듯하고.. 이래 저래 시간은 자꾸가고.. 자켓을 입으려니 겨울용은 더울 것 같고 춘추복을 입으려니 추울 것 같고... 애라 반소매 T샤스에 겨울 자켓을 입고 집을 나섰다.

약속장소인 성당못 주차장에서 9명이 만나 성서 홈플러스에서 친구 1명을 탑승시켜 88고속도로를 경유해 고령에 도착해 보니  행사로 인한 교통채증과 주차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해 행사장을 조금 지난 큰골고개너머쪽에 주차해 놓고 대가야유물전시관 관람은 하산 후 하기로 하고 앞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산행을 시작했다.

대가야의 도읍지에 걸맞는 왕릉고분 능선을 따라 올라가며 44호고분에 관해 설명을 해 주고 기념사진 찍으며 산뜻한 기분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마지막 왕릉 2개가 남은 모퉁이를 돌아서자 길 아래에서 수줍음을 간직한 곱게 핀 진달래가 우리 일행을 맞아 주었다.

주산을 지난 능선길은 생각지도 않았던 진달래가 화사하게 만개되어 있었다. 거의가 40대인 일행은 10대 소년 소녀 같이 한껏 들떠 산행을 포기한 듯 진달래를 입에 물고 사진찍고, 꽃잎을 따 먹으며 화전 부쳐 먹는 이야기를 하고, 머리에 꽃을 꽃고,.. 은장도님이 진달래 수술을 두개 뽑아 커피내기를 제안 해 하산 후 먹을 커피 한 잔을 따 놓았다.모두가 동심으로 돌아 간 듯 꽃에 취해 놀며 쉬며 청금정까지 약 1시간 거리를 약 2시간이 소요되었다.

청금정은 이름 그대로 가야금의 청아한 소리를 듣고 있는 신선 같은 기분으로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진행방향 오른쪽으로는 "뿔땅"이라는 과수원이 어릴적 보리쌀로 사과 배 복숭아를 바꿔먹던 칠월칠석, 백중날을 추억케 할 뿐 과수언의 흔적이 거의 없다. 그 아래는 서당을 중심으로 옹기 종기 모여 있는 "화갑"마을이 보이고 그 멀리는 푸른 물이 가득한 낮질못이 보인다.  정면으로 보이는 미숭산은 그 자태 또한 웅장하다. 청금정을 출발한 일행은 고향마을 뒷산 능선을 지나고 아늑하게 자리 잡은 고향마을릏 오른쪽으로 굽어 보며 산행을 계속했다.

목 마른 일행들에게 오이 당근에 이어 구운 계란 두개씩 준 깜짝 이벤트 2탄에 모두들 손뼉을을 치며 좋아한다. 간식 후 일행 모두가 길 옆 바위위에 올라서자 내가 자란 고향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친구 홍열이와 상길이가 태어나고 자라며 꿈을 키운 곳이라며 고향자랑을 조금(?)했다.

그 옛날 가뭄 끝에 고을원이 기우제를 지내면 어김멊이 비를 내려 주었다는 천제단(어릴 땐 천지당으로 불렀다)이 있던 자리는  잡목만 무성할 뿐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변해 있었다. 어릴 적 학교를 파한 오후 시간  소먹이러 산에 올라와서는 감자와 호박을 삶아 먹고 구워먹던 기억이 새롭다. 몸이 아파 산행을 못하겠다던 아내는 반룡사 삼거리를 지나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자꾸만 뒤로 쳐진더니 천제단 부근에서는 걸음이 더 느려진다. 아내 배낭을 받아 메고 밀고 당기며 걸음을 옮기는데 일행들은 하나 둘 먼저 올라가 버리고 우리 부부 둘만 뒤로 쳐졌다.

드디어 733.5메타 미숭산 산성동문 쪽 고지 고령군에서 세운 미숭산 안내표지판에 도착했다.  지친 몸이지만 기념촬영하고 점심을 차리고 있는 일행들과 자리를 자리를 잡자 지쳐 있던 아내의 3탄 이벤트, 나도 모르게 준비한 문경 주흘산머루주 한 병을 내 놓아 일행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같이 온 일행들은 신선야채로 쌈을 준비해 왔고 어떤 이는 라면을 끓이고.. 어떤이는 막걸리를 돌리고.. 산상의 파티가 막 시작될 무렵 고향 후배 상길이가 낙골재(고령읍 신리에서 합천 야로로 이어지는 임도 고갯마루)에서 거의 다 올라왔다는 전화다.

상길이부부 노도 부부, 그리고 미스 현진 5명이 합세하자 노도부부의 결혼기념일이라며 준비해온 케익 자르고 축포 터지고, "잘 살아 보세" 답가 부르고 막걸리 술 잔이 오고 가고..산상에서의 2차 파티, 약 한 시간의 산상파티 후 정상을 거쳐 하산을 시작해 30여 분 만에  낙골재에 도착해 차량으로 신리 저수지까지 이동해 송화주와 꿩탕, 촌두부를 겯들인 하산주,  거하게 했다. 노래방에서 노래도 하고...그 이후는 필름이 끊겼다.
하산 후 초등학교 예술촌 구경시키고 고령 대가야유물전시관, 향교와 박물관 우륵비, 암각화등 두루 구경시키려던 내 계획은 허사가 되고...

다음 날 정신을 차려보니 지갑은 텅비고 그래도 모자랐는지 카드영수증이 한 장 들어 있었다.

(이 글은 2005.4.25 겨우 완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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