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살다 갈걸...[펌글]

오늘 유가사 주지 계성스님의 특강을 들었다
"성공한 인생"을 주제로
속세와 다른 삶을 사는 수도승의 특강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한 인생인가
스님께서 말씀하기를
결론은
오늘 만난 사람이 당신을 내일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평가되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셨다

한 번 만나고 나서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으면
그를 누가 성공한 사람이라 평가하겠는가

나는 오늘을 살면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은 했는가
자기 반성을 해 본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은 욕망은 가지고 있다
성공한 인생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자기 주관으로 평가한
성공한 인생을 살고자 하는 욕구

스님은 그 실천 방법의 하나로
당신은 10억을 주면 마누라와 이혼을 하겠는가
20억을 주면
30억을 주면
100억을 주면  ...

위와 같은 질문 앞에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마누라가 들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돈이면
죽은 사람도 살리고
명예와 권력과 행복도 돈이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생각

명예는 무엇인가
권력은 마약과 같다는데 어떻게 생겼는가
행복은 크기를 잴수 있는가
단 맛인가 쓴 맛인가

어느 노인이 아주 값비싼 애완견을 길렀다
마당에 묶어둔 애완견은 온 동네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노인은 야유회등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도
개를 도둑놈이 훔쳐 갈까봐
값비싼 개를 지키느라 놀러도 못가고 집에 있었다

노인이 죽어 염라대왕 앞에 갔다
당신은 값비싼 개를 지키느라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외로운 인생을 살았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다

개가 사람을 지키는게 아니라
사람이 개를 지키는 모순이다

금은보화를 장롱 속에 두고
도둑놈이 훔쳐 갈까봐 전전긍긍 하느니
홀가분하게 처분하고
다른 삶을 사는 것이 멋이 있지 않을까
스님은 말씀하셨다

저승으로 길을 떠난이의 이름을 보고
후세 사람들이
"그렇게 살다 갈 걸"이라고 말하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평가 될 수 있을까  

스님의 말씀속에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한 인생인가는
정말로 난해한 문제였다

속세에 때가 잔뜩 묻은 내가
해탈한 스님처럼 살수도 없고
생각하니 골치가 아프다

해가 저무는구나
퇴근 시간이다
어둠이 찾아오겠지

어둠 !
어둠은 인간을 흥분시킨다
손바닥으로 낯짝을 가리듯 온갖 번뇌와 오욕을 감추어 준다

원효대사도 어둠 속에서 해탈했다
대낮같이 밝았다면 해골속의 물을 마셨겠는가

성공한 인생
어떻게 사는 것인가
스님의 간곡한 인도의 말씀을 들어도
나는 그 뜻을 알 수 없구나

해탈하기 위해
오늘밤
해골 바가지에 물 담아두고
전기불 끄고 마셔 볼까


현풍에서
박외준 쓰다

[박 외준: 현 달성경찰서 정보보안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