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살며 생각하며

쑥부쟁이의 사랑/정일근

가야산도사(倻山) 2005. 9. 27. 15:47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이꽃과 처음 인사 했을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땐 보이지 않던 쑥부쟁이꽃이

발길 옮길때마다 눈 속으로 찾아와 인사를 한다

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면, 모든 꽃송이

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 처럼 드겁게 선명해진다

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 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사랑하면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



[시인 정일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