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살며 생각하며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이해인

가야산도사(倻山) 2005. 9. 2. 15:39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 잎 두잎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 잎 두 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 올려요
쓴 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으로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펐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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