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행기

광주의 진산 무등산을 다녀오고~

가야산도사(倻山) 2007. 11. 9. 17:24

1.개황

일    자: 2008.11.9
위    치: 광주 동구 지산동 , 전남 담양군, 화순군
일    기: 맑음.
산행코스: 원효사주차장-바람재-봉화사터(사양능선)-중봉-중머리재-구대피소-증심사지구주차장(약 10km)
소요시간: 약5시간20분   (11:10-16:30)
기    타: 원효사, 증심사 주변 단풍이, 동화사터-중봉-중머리재까지 억새가 아주 좋았다


2.시간대별 이동상황

11:10 원효사 주차장
11:20 원효사
11:50 늦재
12:00 바람재
12:30 동화사터 하단
13:10 동화사터 상단
13:28 통신중계소
13:40 헬기장(중식)
14:10 중봉
14:20 중봉(하산)
14:30 중봉 하단삼거리
14:47 용추삼거리
15:14 중머리재
15:31 구 대피소
16:00 마을
16:18 증심사 앞삼거리
16:30 증심사(택시이용)
16:50 증심사지구 주차장

3.산행후기

아침에 눈을 뜨면서 깜짝 놀랐다. 산행이 있는 날인데 늦잠을 잤다고 느끼고 벌떡 일어나 새수를 하려는데 코에서 생소주 냄새가 난다 그리고 중심을 잘 잡지 못할 정도로 취기가 오른다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 4시40분이다

산행을 하면서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다. 전일 저녁에 배낭을 다 챙기고 상복하는 약까지 준비하고 그래도 빠진게 있나 한 번 더 챙겨보고 이렇게 준비하면서 잠자는 시간을 빼앗기곤 했는데.. 배낭이 어디 있는지 무얼 챙겨야할지 머리속이 하얗다.

겨우 아내가 챙겨 주는 배낭을 들고 출발지인 동구청에 도착하니아는 얼굴들이 하나 둘 모이고 버스가 도착해 올랐다. 장거리인 만큼 오늘은 정시에 출발한다고 했는데 4~5분이 늦었다. 파티마 병원앞을 통과하려는데 늦게 도착한 회원의 전화다 1분을 안기다리고 갈수 있느냐는 항의에 중간 경유지 법원까지 택시 타고 오라하고 그대로 진행해 법원 앞에 도착해 20분을 기다려도 아침 식사가 오질 않는다. 겨우 밥을 가져온 택시를 찾아 차에 싣고 출발하는데 무전기를 가져왔냐는 전화를 받고 성서중간집결지로 가져달라는 전화를 집으로 해야했다.
출발부터 술이 덜깼는지 더 취하는지 정신 없어 몇 년을 가고 싶었던 무등산 산행을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덜 깬 술에 취해, 차멀미에 잠깐 졸다 눈을 뜨니 차가 단풍고운 산길을 헐레벌떡 올라가고 있다. 지나치는 이정표를 보니 원효사가 가까워진다.

꼬불 꼬불 언덕길을 힘겹게 올라가던 차량이 모퉁이를 돌자 아예 멈춰 서버린다 좁은 도로에 승용차가 한 없이 길게 이어져 있다.

주차장 입구에서 아예 발이 묶인 버스에서 하차해 차사이를 비집고 원효사 입구로 걸어 올라 간다.

원효사 입구를 알리는 일주문 편액에 "무등산원효사"라고 한자로 크게 써 붙여 있다. 안쪽에서 보니 한글로 같은 글자가 쓰여져 있다. 일주문을 지나 원효사로 가는 길엔 새빨갛고 새노란 단풍이 아직 푸른색을 띤 단풍과 어울어져 곱디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단체사진 찍는다고 야단 법석인 일행을 두고 원효사를 찾았다. 아침이면 통과의례인 화장실을 들린 후 원효사 경내를 잠시 관람하고 사진 한 장 찍고 알행과 합류해 아스팔트 포장길을 걸어 올랐다.

길가엔 낙엽이 한 가득 쌓여 있어 낙엽을 밟으며 단풍길을 걷는 묘한 경험을 하면서 눈길 닿는 단풍을 담기 위해 연신 셔트를 누르기 바빴다.

늦재를 지나자 초로의 등산객이 흥이겨워 노래를 소리높혀 부르고 있다. 단풍산행에 몹시도 들뜬 모양이다. 그들을 앞질러 가자 억센 전라도 억양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왁짜지껄한 소리가 시장터를 방불케하는 바람재에 당도하니 산행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들을 뒤로 하고 동화사터 방향으로 급경사 샛길,  목까지 숨이 차는 급경사길을 오른다. 당초 계획했던 후미조로 산행을 포기하려 했음을 눈치챘는지 총무가 무전기를 맡기며후미를 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산행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 즐겨야지...

3~400메타를 오르니 오늘 처음 산행에 참가한, 배가 나만큼 나온학교 친구가 주저 앉아 있다. 도저히 산행이 어렵다고 사래를 져어 하산 집결지로 잘 내려 가라는 부탁을 하고 산행을 계속했다.

잡초와 잡목이 섞인 가파른 숲길을 오르니 너덜지대도 있고 참나무 숲도 있다. 500여메타를 오르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에 올라 뒤돌아 보니 희뿌연 안개(깨스)속에서 광주 도시의 건물들이 보인다. 지나가는이에게 광주 중심지가 어디냐고 물으니 "증심사는 저쪽"이라는 동문서답을 해 잠시 웃고 "광주 번화가가 어디냐"고 다시 묻자 씽긋 웃으며 월드컵 경기장은 저쪽이고 광주시내 번화가는 쩌쪽이라며 친절하게 안내를 해 준다.

경사가 완만해 지고 듬성 듬성 소나무와 억새가 있는 동화사터에 당도하고 무등산 정상부가 소나무 가지 사이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말로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무등산의 정상부엔 군사시설인듯한 안테나 등이 있고 그 옆으로 암봉이 두 세군데 자리 잡고 있다왼쪽이 지왕봉(1,120M)가운데가 천왕봉(1,187M)오른쪽이 인왕봉(1,140M)이란다. 오른쪽으로는  주상절리로 유명한 입석대(1,017M)는 보이지 않고 서석대가 보인다.

늦재에서 중봉(915M)에 이르는 사양 능선 중간에 위치한 배동화사터(800M)에서 바라보이는 중봉까지는 여태 올라온 길과는 달리 역광으로 은빛을 발하는 억새가 가득한 완만한 능선길이다. 서둘러 중봉쪽으로 올라가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조망을 즐기던 중 친절한 광주사람들이 어디서 왔느냐며 말을 건다. 대구서 왔다는 걸 안 그들은 삼지구엽초로 담근 술이라며 술 한 잔을 권한다.

억새를배경으로 일행들과 사진을 찍으며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주검동계곡은 오색단풍으로 깔아놓은 융단길 같이 단풍이 곱다. 등산로를 막고 버티고 선 M/W통신시설을 비껴 옆으로 돌아가자 철조망 울타리 안에 알라스카 이글루를 연상케하는 작은 시멘트 돔이 있고 그 앞에는 누렁이 한마리가 등산객의 재잘거림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낮잠을 즐기고 있다.

중봉 직전 헬기장에서 일행은 삼삼오오 모여 때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산행 후의 밥맛은 아는 사람만 아는 법,  각자가 싸온 도시락을 펼쳐 모아놓으니 진수성찬이다 맛있는 부페가 산상에 차려졌다.

밥 먹고 그냥 갈수 없잖아.. 회원들 중 끼가 있는 한분이 배낭매고 가려는 회원들을 불러 앉히고 예의 끼를 발산한다. 모두들 흥겨워 합창을 하고 박수를 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중봉 정상에 올라서니 무등산 정상부가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많은 등산객으로 인해 중병을 앓고 있는 서석대는 출입이 통재 되었단다. 정상부엔 군사시설로 통제되고... 그래도 반가운 간판- 중봉과 천왕봉 사이 능선에 시설물을 철거하고 복원중이라는- 이 눈에 띈다 . 언젠가는 무등산 정상에 있는 군사시설이 다른 곳으로 이전되고 등산객이 찾을 수 있는 희망이 엿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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