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행기

지리산(중산리-법계사-천왕봉) 당일

가야산도사(倻山) 2005. 2. 3. 15:07

☆…지리산(중산리-법계사-천왕봉)  

1.개황
  위    치 : 경남 산청군,하동군, 함양군/전북 남원시/전남구례군
  높    이 : 해발 1915메타
  코    스 : 중산리-칼바위-로타리산장-천왕봉(하산은 역순)
  소요시간 : 9시간 30분
  날    씨 : 맑고 화창함(쾌청,중산리 섭씨14, 법계사 17도씨)

2.시간대별 이동상황
09:40 중산리매표소
09:45 중산리야영장
10:20 칼바위
11:30 망바위(중산리2k)
12:10 헬기장(중식)
12:50 법계사 도착
13:00 법계사 출발
14:25 개선문(중산리4.6 법계사1.2 정상0.8k)
15:19 천왕샘
15:40 천왕봉
16:00 하산시작
17:00 법계사(로타리산장)
18:20 장터목길 삼거리
19:10 중산리매표소

3.산행후기
지난 여름 지리산을 종주하였으나 겨울 지리산을  꼭 가고 싶은 생각을 한 후 토요일 오전에 일요산장에서 지리산산행이 있는 것을 알고 전화를 하니 자리가 없다길래 승용차를 가지고 가기로 결심하고 아내에게 의사를 타진하자 쾌히 승락하여 아침06시에 출발하려다 이것 저것 준비하다 보니 8시가 되어서야 집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

중산리-법계사-천왕봉-장터목산장-칼바위-중산리 코스를 가려고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을 지나 단성TG에서 국도를 접어들자 목화시배지. 성철스님 생가가 있다는 안내판이 반긴다. 시간이 허락하면 들러 보리라 마음먹고 중산리로 차를 몰았다. 중산리 도착이 예정보다 1시간 이상 늦어 주차장에 주차하자마자 채비를 차려 바로 산행에 들어갔다.

고혈압이 있는 아내는 그 간 지난 여름 가지산 산행 후 처음이라 내심 걱정을 하며 진주 지리산산악회회원들의 무리를 따라 올라가는 데 길바닥이 군데군데 살짝 얼어 있고 잔설이 남아 있어 길이 매우 미끄러웠다.아니나 다를까 뒤따라오던 아내가 미끄러져 살짝 넘어지고  진흙에 옷을 버려 닦아 주고 다시 올라가다 칼바위 못미쳐 바위길에서 또 미끄러져 앞으로 넘어지면서 "악"소리를 질러 뒤돌아 보니 뒤따라 오던 사람이 일으켜 세워 준다. 아내는 삐친 얼굴로 "나 산에 안가" 소리쳤다 얼러고 달래고 4포인트 아이젠을 각 하나씩 착용하고 우여곡절 끝에 법계사가 마주보이는 헬기장에 도착하여 배낭 무게도 줄일 겸 준비해 간 보온도시락 속의 김이 모락보락 나는 따끈한 밥과 된장국의 점심을 먹으며 에너지를 충전했다.

법계사에 들러 적멸보궁과 3층석탑등 경내를 둘러보고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바로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발걸음이 느리다. 얼지도 녹지도 않은  눈이 쌓인 길은 걸음을 더디게 하고 아내는 얼굴은 창백해 지고 4포인트 아이젠을 하여서인지 자꾸만 발이 미끄러진다.길을 조금만 벗어나도 무릎까지 빠지는 눈으로 인해 눈이 부시고 얼굴은 햇볕에 그을려 따가운데 반소매 티셔츠차림에도 땀이 흐른다

날씨는 완연한 봄날이다. 개선문을 지나 바위가 있는 쉼터에서는 어린아이 두명을 데리고 산행을 나선 젊은 부부가 쉬고 있어 합류하여 같이 자리를 잡고 잠시 쉬며 기념사진을 한컷찍어 주었다. 정상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먼저 자리를 일어나 출발하고, 잠시 후 아내를 재촉하여 산행을 시작했는데 아내가 청왕샘을 100메타 가량 앞둔 지점에서 아내는 머리가 아파 도저히 정상을 못가겠다며 포기하려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욕심을 내면 무리일 것 같아 먼저 하산케 한 후, 아내와 같이 정상을 오르려다 시간이 너무 지체된 것 같아서 둘러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예정보다 두시간여가 늦은 시각인 15:40경 천왕봉 정상에 올랐는데 지난 여름의 노고단-천왕봉 종주시 첫 등정과 그 다음날 새벽 일출을 맞이하던 천왕봉의 감회를 느끼고자 했으나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그 당시의 감격스러움은 맞보지 못했다.
멀리 운해속에서 살며시 봉우리를 내미는 반야봉을 보며 감회에 젖어 있던 중 살펴보니 어린아이 2명을 데리고 올라온 부부와 남동생 또 다른 산악인 부부, 싱글로 올라온 20대 처녀 등 정상에는 나를 포함 9명이 있었고, 어린아이팀은 장터목 산장에서 렌턴을 사서 칼바위 방면으로 하산한다고 내려가고, 산악인 부부와 처녀는 장터목 산장에서 1박한다는데 어린아이를 동반한 팀이 걱정이 되나 더 이상 남의 걱정만 할 형편이 아니고 불현듯 외톨이가 된 나를 발견하고  시계를 보니 오후 4시다. 서둘러 하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법계사 쪽을 보자 안개구름이 몰려오더니 갑자기 전체가 어두워 진다.

서둘러 20여분을 내려 오자 아내와 합류하고 서둘러 하산을 재촉하나 급경사 계단길은 그리 쉽게 줄어 들지 아니하고,로타리 산장에서 컵라면을 하나 사 먹으며 숨을 돌리고 다시 하산을 시작하여 장터목 갈림길까지 내여올 즈음 어둠이 짙게 갈려 헤드렘프를 착용하고 하산을 하는데 속도가 많이 떨어진다. 다시 장터목산장으로 하산한 어린아이 동반 팀이 걱정스럽지만 생각 뿐이지 다른 방법이 없다.
저녁 7시가 넘어 어둠이 짙게 깔린 중산리에 도착하여 매표소 매표대에 카메라를 얹어 자동셔트로 부부가 기념사진 한 컷하고 주차장 옆 식당에서 산채 비빔밥을 정말 맛있게 한그릇 비웠다.

4.교훈
첫째 : 겨울산행은 오후 3시 이전에는 하산을 완료해야 한다
둘째 : 조난을 대비한 방한장비 야간산행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셋째 : 무리하지 말고, 시간이 촉박하면 일찍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5.그 후
중산리에서 저녁 식사 후 저녁 10시 30경 집에 도착하였으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팀이 장터목대피소에서 1박하고 내려왔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보냈는데 2월10일 저녁 이메일이 도착했다.
"걱정해주셔서인지  아무 탈없이 잘내려 왔습니다.길은  험  하지않아  잘내려왔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8시 쯤에 내려 왔습니다.이렇게 추억이 될만한  사진까지 보내 주시니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저는 나이는 몇살 되지 안지만  제 아이에게 한번 간곳은 끝까지 해야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 치고 싶어 정상까지 올라 가게 되었읍니다.전 많은 것을 얻고 돌아 온것같네요. 애들에게 정상을 보여주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기쁩니다. 사진 고맙습니다. 현상해서  가족들에게 보여 주고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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