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행기

천태산

가야산도사(倻山) 2004. 2. 12. 18:00

1.개황  
  일      자 : 2003.11.30.
  위      치 : 경남 양산시
  고      도 : 630,97메타
  일      기 : 맑고 쾌청
  코      스 : 천태사-용연폭포-천태호-천태산-634봉- 613봉-용당리
  소요시간 : 약5시간  
  기      타 : 원동역에서 하차. 버스로 천태사 이동

2,각 구간별  이동 시각
  09:00 천태사
  09:28 용연폭포  
  11:28 천태산
          (중식)
  15:10 용당리

3.산행기
  몹시 설랜다. 지난 주 여행으로 대둔산을 다녀 왔지만 산행을 못하고  한 주를 기다리는게 이렇게 길 줄은...
  일찍은 일어 나지 못했지만  이것 저것 챙rl고 아침 먹고 나니 6시 40분이다. 7시 동대구역 집결이라 부랴부랴 배낭을 매고 택시를 잡아타고 동대구역으로 내달렸다. 7시5분에 역 도착 벌써 일행들이 다 나와 기다리고 있다.
  7시30분발 무궁화호는 4량짜리 꼬마열차, 아마 통근용 열차인 듯하다. 그런데 반수가 등산객이다. 창가로 흐르는 시골 아침 풍경은 그야말로 내가 꿈꾸어 왔던 전원 풍경이다. 꼬마 열차는 시골 간이역마다 세운다. 밀양을 지나고 삼랑진을 지나자 오른쪽으로 낙동강을 끼고 달리던 열차는 원동역에서 멈춘다. 이곳에서 하차를 한 후 역광장에서  집결하자  일순간 시골역이 왁자지껄한다.
  역 관장 맞은 편에는 그 옛날 합승버스를 연상케하는 마이크로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식수를 한병 구해 배낭에 찔러 넣고 승차하자 옆집 아저씨 같은 기사는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한다. 시골 인심을 느끼며 10여분을 달리자 오르막 계곡 급커브길에서 멈춘다. 다왔으니 하차하고 즐거운 산행 하시라는 인사까지 깎듯이 하는걸로 봐서 주말 등산객을 많이 상대한 듯 하지만 그래도 시골 인심이  베어 나오는 건 숨길 수 없었다.
  약 10여 분을  꼬불꼬불 산을 돌고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 버스가 멈춘다. "즐거운 산행하십시요"라는 그 기사의 말을 뒤로 버스에서 내리다 깜짝놀랐다. 도로 앞에서 떡하니 버티고 선 웅장한 "천태산통천제일문"액이 걸린 일주문이 일행을 반겨준다.
  가람배치나 건축물로 봐서는 그리 오래된 고찰은 아닌듯 싶으나 그윽한 무언가를 풍기는 사찰이라는 생각을 하며 사찰 마당을 지나 오르다보니 졸졸 흐르는 맑은 샘물에 목을 축이고, 화려하거나 요란하지도 아니한 꽃을 보고 다가가 보니 처음보는 꽃이지만 잎으로 봐서"팔손이"꽃이다. 사찰마당을 다 지나가도록 스님 한 분 보이지 않는 조용한 절이라 괜시리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천태사를 막 통과하면서부터 너덜지대가 나오고, 오르막 급경사 언덕길, 바위암벽이 있는 그야말로 등산로 초입부터 숨을 헐떡이게 만드는 가파른 길이 연속된다. 왼편으로 암벽등반 훈련 코스가 보이고 오른쪽은 까마득한 절벽. 그러니까 깍아지른 절벽사이를 통과하고 있었는데 막바지 숨을 고를 순간 정면에  수량이 적으나 그 높이가 말해 주는 폭포가 나뭇가지 사이로 조금씩 다가온다 용연폭포. 옆으로 돌아 올라 아래를 보니 현기증이 난다. 지나온 계곡 저 아래 천태사가 조용히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뒤쳐진 일행을 기다리다 보니 선두는 저멀리 모퉁이를 돌아가고 없다. 계곡 위로 거대한 뚝이 보이는게 아마 천태호인 듯하다. 계곡을 오르다 보니  길이 희미해 지도를 보면 분명 좌측으로의 갈림길이 있어야하나 어딘지를 모르고 선행시그널이 많이 달린 곳으로 진행하다 보니 댐좌측으로 있어야 할 길이 우측으로 계속 된다. 분명 길을 잘못 들어선것 같으나 천태산 정상으로 가면 쳐진 시간을 만회하고 같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산행을 계속하기로 하였다.
깍아 지른 듯한 댐옆으로 올라가다 보니 희미하나마 등산로 하나를 찾을 수 있었고 그 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일순간 탁 트인 전망속에 제방규모로 생각했던 것 보다 규모가 적은 천태호가 푸른 색갈을 가득 머금고 조용히 반겨준다. 정상은 천태호에 모습을 비추고 그 뒤로 금오산이 멀리 자리잡고 있다.
  능선을 올라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가다가 하산하는 선발대와 마주쳤다. 어찌된 일이냐는 물음에 "축지법을 잘못 썼다가 정상을 지나쳐 다시 간다"고  말하고 웃었다.
  정상은 그리 높지 않고 아담하고 전망이 그리 좋았다. 천태호와 토곡산 금오산 삼랑진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뒤따라 정상을 올라오는 본진과 합류하였고 점심을 먹자는 일부의 제의도 있었으나 하산길이 멀어 조금 더 하산 하다가 점심을 먹기로 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634봉을 비껴 통과하고 한참을 가다 적당한 자리를 발견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자리를 넓게 잡아 둘러 앉아  싸온 도시락과 김밥. 라면등을 꺼내 놓자 대장께서 30여년 전 유행하던  공기압축식 휘발유 버너를 꺼내 된장국을 정말 맛있게 끓여 모두들 점심을 먹었다.  진수성찬이 따로 없고 산해진미가 그 된장국에 있었다.
  능선길은 등산객이 별로 다녀가지 않은 듯 낙엽이 두껍게 깔려 있어 산행길이 아주 편하다. 614봉 정상에서는 건너편 토곡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고, 발아래로는  배내골이 뱀이 기어가듯 꾸불꾸불한 길이 끊어질 듯 이어진다. 앞쪽에는 낙동강이 서쪽에서 흘러들어와 남동쪽으로 흐르고 그옆으로 경부선 철로가 두줄기 길게 이어지는데 원동간이역이 한낮을 못이기고 졸고 있다.
  아직 산과 강이 이렇게 잘 조화된 산행길은 보지 못하여 주변 경치에 넋을 잃고 있다가 조금 속도를 붙여 하산을 재촉했다. 길가엔 망개로 알고 있었던 청미래덩굴 열매가 붉게 읶어 있고, 아직 지지않은 옷나무잎 단풍이 붉게 매달려 있다.
  부지런히 하산해 용당리 도로변에 도착하니 "몽돌"까페가 스모프지붕을 하고 하산하는 우리를 반긴다.
원동역까지 버스로 이동하여 대장께서 사주는 동동주로 하산주를하고 김치에 싸먹는  두부로 안주를 하니 하루 산행의 피로가 싹 없어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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