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살며 생각하며

요양병원에 계신 친정엄마 [다음 아고라에서 퍼온 글]

가야산도사(倻山) 2012. 4. 13. 16:50

글 쓴 이 :  mini (may****)

친정 어머니 요양병원에 들어가신지 3달 조금 더 되었습니다
친정 아버지 돌아가신후 재산 정리 다해서 제일 큰아들에게만 전부 주셨어요
둘째 오빠에게도 좀 나눠주지라고 했을때
어차피 큰아들집에서 살아야하는데 큰아들줘야지,,,하시며
단한푼도 나누지않고 오직 큰아들에게만 다 주셨어요
하지만

몇년못살고(며느리등살에)결국 막내인 저희집에 오셔서 함께 살기를 16년째.
다리 거동이 불편하셔서 혼자힘으로 걷지를 못하시고
화장실 출입까지도 못하시게 되셔서 결국 요양병원에 모실수 밖에없게 되었어요
직장가까운 요양병원에 모시게 되어서 매일 출근전에 들려서 엄마얼굴보는데
매일매일이 다르더군요
하루종일 누워만계시니 상태가 좋아지기는 커녕
조금씩 조금씩 정신마져도 희미해지시고
다리운동조차 안하시니 아예 못걷게 되시더라구요
힐체어에 앉을 힘 조차 없어지게 되셔요.
요양병원...
다치지만않고 병원에 계시는동안 사고만 없으면되는곳.
문은항상 걸어두죠
혹시라도 어르신들이(치매환자도 있으니)문열고 나가실까봐.
밤에 잠안자고 보채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안정제먹여서 재우죠.
침대밑으로 내려갈려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바로 침대에 허리띠 묶어 버리죠
채워놓은 기줘기 찝찝해서 만지는사람이라도 있으면
바로 벙어리장갑끼워서 침대에 묶어버리죠

저희친정엄마.
위에꺼 모두 당하셨는 분이세요
제가 뵈러 갈 때마다 나좀 데리고 집에 가자
집에가고싶다...여기는 싫다..나좀 데리고가줘..부탁이야
애원하는엄마를 뒤로하고 나올때마다 폭풍눈물이 흐릅니다

맞벌이부부.
낮에 아무도 없는집에 엄마혼자 ,누가 화장실을 데려가고
누가 점심밥을 채려주고,누가 기줘기를 갈아채워줄수가 있겠나..
그래도 요양병원에서는 간병인이 그 모든걸 해줄수가 있으니
그렇더라도 병원에 계시는게 낫지.....
엄마는 그래도 난 집에가고싶다
너거집에 가고싶다
날데려가줘...하십니다

큰아들....
며느리와같이 와서는 혹시라도 모시고 가라할까싶어
우리집은 지금 00때문에(자식이름) 집도 팔았어요
전세로 들어가있는데 어머님 오셔도 서있을곳도없어요
못을 박아버리네요
아픈엄마 그곳에 가시면 더큰 스트레스로 명만큼도 못사실것 같아
모신다해도 안보낼생각인데 지레 겁먹고 막말하네요

우리도 늙을꺼고
얼마안있어 당할 우리네 모습인데
한치앞을 내다보지 못하는게 인간인것 같습니다

요양병원엄마옆에 환자보호자분.
조금2%부족한것 같은 남자 보호자.
(알고보니 지적장애인이더군요)
그분또한 매일 엄마보러 오시더라구요
"집이 가까우신가요? 매일오시네요"했더니
우리엄마 연세드셔서 하루하루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우리엄마불쌍해요
그래서 매일매일와요...하시더라구요
멀쩡한 사람보다 2%부족한 그 자식이 진정 효자더군요

작년 봄 이맘 때.
벚꽃구 경을 그렇게 가자고 하시더니,,,,바빠죽겟는데 왠 꽃구경요?했더니
아무리 바빠도 꽃구경하고 싶으니 날좀 데려가자...하도 보채셔서
정말 짬내서 벚꽃 구경 시켜드렸더니
사진도 찍어달라고 어린애처럼 보채시고..ㅎㅎ
많이도 찍어드리고 했더니
우리엄마, 올해 두다리로 걸어서는 꽃구경을 할 수가 없게 되었네요

아무리 연세가 들어도 두 다리로 걸어 다니는 어르신만 보면 얼마나 부러운지.
두다리로 걸을수만 있다면
부모님 모시고 꽃구경도 가시고
맛난 음식도 사 드리고
시장 가셔서 고운 옷 한벌도 사 드리세요

언제 돌아 가실지 모르는 우리네 부모님.
돌아 가시고 난 후 후회하지 않으려면
살아 계실때 조금, 조금이라도 더 잘해 드리세요

어버이 살아실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간후면 애닳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이 뿐인가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