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펌글]
[내부전산망에 올라온 글,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어 퍼왔습니다]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아왔다
결혼초 초임 발령지에서 8개월을 빼고는 지금까지
어른을 모시고 살면서 매번 느끼는 바이지만
자기 습관에 매몰되어
그 원형을 변경치 않으려고 하는 옹고집을 보고
나도 늙으면 저러한 모습으로 변 할 건거 하는 상념에 젖곤한다
한번 생각한 의지
그 결정은 좀처럼 고치지 않으려 한다
충돌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몇일 전 디지털 TV 그리고 홈시어터를 함께 구입했다
집안 분위기도 바꿀겸
TV위치를 바꿀려고 어머니에게 의견을 물으니
첫마디에 거절이다
당초의 위치에 그냥 두라는 말씀이다
새것이든 헌것이든
그 이유는 단순했다
현재 당신께서 자주 앉는 방향에서 바라보면 TV가 잘 보이는데
TV 위치를 바꾸어 놓으면 고개를 삐딱하게 돌려서
TV를 봐야하니 안된다는 의견이다
사각형의 거실
쇼파의 위치도 바꿀려고 하는데
엉덩이를 돌려 놓으면 TV가 바로 보이는데
엉덩이는 절대 못돌리고
고개만 돌리니 목이 아프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나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나는 나의 아들에게 그렇게 유연한가
고착된 사고에 매몰되어 있지는 않은가
다시금 뒤돌아 본다
직장에 출근해서
21세기 최 첨단을 달리는 직원들 앞에서
20세기의 사고를 가지고 접근한 경우는 없는가
다시금 뒤돌아 본다
자기 반성을 한다
반면교사라 했나
인류가 생기고 지금까지
개혁과 혁신을 줄곧 주장해 왔다
그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라에도 고려조에도 조선조에도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존재했다
중국의 사상가 노신은 말했다
아직까지 행세하지 못하는 자는 혁신을 주장하고
과거에 행세하던 자는 복고를 주장하고
현재에 행세하는 자는 현실 안주를 주장한다
모든 이념의 지향점은 자기 중심주의에서 출발한다
그게 인간이니까
현대사에도
서정쇄신, 유신이념, 사회정화, 개혁과 혁신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한 우리의 화두이다
어른들 한태
버르장머리 없다고 꾸지람 듣던 내가
젊은이 한태 버르장머리 없다고 꾸지람하는 내가 아닌가
이게 보수와 진보간의
갈등의 원초적 단초이다
절대로
뭉쳐 질 수 없는
하나 될 수 없는 집단간에 계층간에 골이다
목숨을 버려도 하나되지 못하는 의견 충돌의 꼴짜기 이다
시루떡 집단속에 경찰이 서 있네
시대의 갈등은 한 아름 안고
그 시대의 이익은 구경도 못하고
내 참
결론은 말이요
새로운 분위기에서 TV도 잘 보고 음악도 잘 듣자는 의견인데
잘 안된다
보혁의 갈등도
말은 국민을 위한 지고 지순한 결정이고 고뇌에 찬 결단이고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한다
유신시대 서정쇄신을 주장하던자도
서정쇄신을 당하던자도
지금은 누구도 말이없다
엉덩이 돌리는 변화인데
그 변화에 스트레스 받는 늙으신 어머니의 심중을
내가 잘못 읽고
나의 주장만 한게 아닌가
엉덩이만 돌리면 될 걸 가지고 고집부린다고
늙으신 어머니를 힘으로 몰아 부치진 않았는가
어머니 당신의 뜻을 존중하여
어제의 위치에 TV를 두면 안되나
화면이 안뜨나
지금도 나는 사심없이 집안 분위기를 바꾸자는 입장이다 라고
혁신을 주장하고
어머니는 지금까지 편하게 살던것을 괜히 바꾼다고 야단이다 라는
말씀이다
보수를 주장하고 계시는 것이다
국가는 뭐가 다르고
사회는 뭐가 다르고
개인은 가정은 뭐가 다른가
다 똑같은 것이지
확 부셔버리고 집을 새로지어 TV를
새로운 자리에 위치하는게 혁명인가
대한민국의 모든이 들이여 !
나의 주장속에 나는 남의 입장을 얼마만큼 배려 했는가
현재의 유리한 위치에서
내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띠끌만 보는 경우는 없는가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내 꼬라지부터 다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