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행기

이노무 환장할 봄볕....[펌글]

가야산도사(倻山) 2006. 4. 28. 16:54

철쭉나무에 꽃물이 토실토실

오르기 시작한다.

간질간질한 잇몸,

젖내나는 봉화산의 철쭉,

생리주기처럼 찾아오는

그 진통을

봉화산은 무던히 견디어 내고 있다.

곧 터져나올 선혈을

우리는 꽃이라 이름부르고

그 이름에 노랫말을 달고

그 이름에 흥겨운 춤을 춘다.

원초적 본능,

나는 그 꽃을 누가 볼세라

살며시 가슴에 품는다.

요동치는 심장,

오르락 내리락, 가쁜 숨 몰아쉬며

작은 봉오릴 눈으로 핥으며

아물지 않는 생채기를 빨듯 그렇게.....

터져버릴 것 같은 내 심장은

휑하니,

태풍이 지나간듯........

막 터져나올 울음처럼

눈물 그렁그렁한 철쭉봉우리,

가지가지마다 꽃물이 베어나고

백 스물 다섯송이 인화가 철쭉보다

먼저

봉화산을 채색한다.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각양각색의 향기로

봉화산을 어여쁘게 수놓는다.

헐떡이는 숨소리,

흥겨운 노래 소리, 웃음 소리,

연인의 밀어처럼

들릴 듯 말듯한 정담,

봉화산 자락이 나즈막히 웅성거린다.

봄볕은 왜 또 그리 좋은지,

환장할 봄볕이다.

젖내나는 꽃봉우리를

토실토실 살찌우는,

이넘의 환장할 봄볕,

나동그라진 나체를 동그랗게 말아서

고스란히 맡겨버리고 말,

이 환장할 사랑아~~~~~~~~~
.
.
.

{글} 웰빙오두막산악회  은장도
.

[주] 이 글은 웰빙오두막산악회  125명 회원이 남원 봉화산의 철죽산행을 하면서 적은 너무나 감동적인 산행기라 옮겨 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