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행기

지리산(당일2차,피아골-임걸령)

가야산도사(倻山) 2003. 10. 26. 15:37

1.일자
  2003.10. 25(토)
2.코스
  피아골 직전마을-삼흥소-피아골산장-임걸령(피아골삼거리)
3.소요시간
  약 5시간
4.총산행거리
  10km(왕복)
  표고막터-3km-피아골산장-2km-피아골삼거리(임걸령)
5.일기
  맑음(능선:흐리고 바람)
6.주요지점별 통과시각
11:00 피아골 매표소
11:14 직전마을
12:00 구계포교
12:33 신선교
13:00 불로교
13:20 피아골산장
14:17 임걸령(피아골삼거리)
14:30 중식,하산
16:00 피아골산장
16:16 구계포교
17:00 직전마을
7. 산행기
  토요휴무일이 시작된지 두어번, 월요일부터 3일휴가를 받아 놓고 가보고 싶었던 지리산 피아골을 다녀오기로 작정하고 간단히 짐을 꾸려 집을 나섰다.
맑은 햇살을 품은 가을은  그야말로 황금빛이다. 88고속도로변의 가로수도 이제 노란색 붉은색 곱게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지리산 자락으로 접어들자  노고단 쪽으로 눈길이 가고 거기에는 노란색 단풍이 곱게 물들어 그 물결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피아골로 접어들자 지난 주 올때만 해도 푸르디 푸른 단풍나무가로수가 조금씩 노란색과 붉은색을 띄기 시작하고 계곡을 거슬러 오를수록  다홍색이 짙어 간다.
벌써 매표소 앞에서는 입장하려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고 가을 단풍산행을 즐기려는 차들은 전국작처에서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을 끄트머리에 있는 산아래첫집이란 집이 보이는 곳에 주차료 5,000원을 주고 차를 세워놓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산행길에 올랐다. 이때 시간이 11시10경. 조금 늦은 감이 있어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올라가니 표고막터란 이정표에 피아골산장3km, 임걸령 5km라고 적혀 있고 왼쪽으로 철재다리 보인다. 아 피아골이 시작되는구나!
길을 앞서가는 일행 6명이 보인다. 모두 오리털파카와 겨울점퍼차림, 운동화차림으로 보아 전문등산인이 아닌 것 같아보인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왁짜지껄 떠덜어가며 노래불러가며 산을 오른다. 그들을 추월해 한참을 빠르게 올라가다보니 단풍이 울긋불긋 보이기 시작하고 삼홍교철다리가 계곡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걸쳐져 있다.
삼홍교 아래 계곡에서는 등산객 수명이 단풍을 즐기고 있다. 다리 중간에서 계곡 위쪽과 아래쪽을 조망하니 계곡전체가 붉고 노란 단풍이 곱다. 돌계단을 오르다 보니 문득 철재 현수교가 나타난다. 계곡 오른족에서 왼쪽으로 가로지른,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름 구계포교다. "3명 이상 건너지 마시오"를 무시하고 줄지어 건너자 다리가 심히 흔들린다. 구계포계곡 역시 단풍이 곱다. 이 계곡을 들어 지리산의 10경중에 하나인 피아골단풍을 꼽구나 싶다. 피아골산장이 1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눈앞에 푸른색 철계단이 높다랗게 놓여있다. 계단을 오르며 오른쪽 계곡쪽  단풍의 흐느적거림에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정말곱다 순간 아야!하는소리에 놀라서 보니 앞서가던 한 사람이 단풍에 취해 걷다가 선녀교 다리위에 비스듬히 걸쳐 있는 나무에 머리를 부딪힌 것이다.
  계곡 건너 높다랗게 솟은 봉우리 통꼭봉 (904.7m)아래로 펼쳐진 단풍에 취해 있을 즈음  계곡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지르는 나무로된 다리(신선교)가 보이고 그 위에 나즈막히 자리잡고 있는 산장이 나타난다.  
  초라해 보이는 산장앞에는 차라리 고급스런 집 한채가 있는데 화장실이다. 산장에는 벌써 하산하다 쉬는 사람들이 북적댄다. 따뜻한 커피 한잔하고 싶지만 갈길이 멀어 그냥 통과하기로 했다, 산장 앞을 지나 오른쪽 쪽문을 통과하려는데 바위에 그림을 그려 놓은 지도를 보았다. 아마 산장지기가 무료한 시간을 죽이고 겨울 산행길을 안내하기 위해 그려놓은 것 같아 그 배려에 감사를 하며  임걸령을 향해 계속 올랐다.
  불로교를 지나 약 500메타 가량을 길가에 늘어서 있던 때죽이 보이지 않자 바로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나무계단은  끝이 없이 이어져 있고 그 만큼 경사는 급경사길로 이어졌다. 나무계단은 임걸령 능선까지 1,5킬로메타 구간 계속되었다. 나무계단을 오르다 숨을 몰아쉬며 잠시 쉴 때는 붉게 물든 단풍이 옷에 묻어 날 정도로 곱다. 계단 길에서는 하산객들을 자주 만나고 교행으로  한참을 기다려야 오를 수 있을 정도였다. 어느 순간 고사목이 보이고 소나무 노송이 크게 서 있는 지점을 통과하면서 동족을 보자 불무장등(1446m)이 눈앞에 보이는 순간 한점 흐트러짐없이 하산하는 스님과 마주쳤다. 그 스님은 숨소리조차 흐트러지지 않아 부럽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고대하던 피아골 정상 즉 피아골삼거리에 도착하자 일순간 흐려지며 흘러내린 땀방울이 얼어 붙을 정도로 찬바람이 분다. 10여 분을  반야봉쪽으로 가면 임걸령 샘터가 있어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하려 했으나 5분가량 덛다가 찬바람에 온몸이 얼어 붙을 것 같아 포기하고 바로 하산하기로 했다. 나무계단을 올라오다 쉼터로 만들어 놓은 곳이 바람피하고 점심먹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능선에서는 보일 줄 알았던 반야봉과 중봉(각 1732m)이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아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