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행기

격자봉산행기(보길도)

가야산도사(倻山) 2004. 3. 24. 15:12

1.일시
2003.3. 22 22:30-3.23 23:00(무박2일)

2.장소
전남 해남군 소재 땅끝 마을과 보길도

3.주행선지
땅끝 여행
보길도 적자봉(해발430메타)-망월봉(해발364메타) 산행

4.시간대별 이동상황
(3. 22) 22:30 대구출발-구마-남해고속도로 경유
(3. 23) 04:00 땅끝마을 도착
06:00 아침식사
07:00 승선 땅끝항 출발
08:00 보길도 선착장 도착
08:20 예송리 도착
08:40 예송교회 출발(산행 시작)
09:40 수리봉(해발406메타)
10:15 격자봉
10:27 누룩바위
10:33 부용동 갈림길
11:06 뽀레기재
11:50 망월봉
12:40 하산완료(중식)
13:40 윤선도사적지
14:30 보길도선착장 출발
15:30 땅끝항 도착
15:50 땅끝전망대
16:20 땅끝탑
17:00 땅끝 출발
23:00 대구도착

5.여정후담
직업상 무박2일 여행은 무리인것 같아 망설이다 여정에 동참키로 결정하고나니 무언가 불안하다.
토요일 퇴근과 동시에 등산복장 장비를 준비하고 서울서 다니러온 아들과 저녁먹고 동대구역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오니 고향친구들 모임에 겨우 참석하여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저녁9시,출발 1시간전이다
빠진 것 없는지 한번 더 챙기고 집을 나섰는데 바깥바람이 선득하다 아직 이른 봄 아니 늦겨울 차가운 바람이 허리를 감싼다. 방한외투를 챙기지 못한 것이 못내 캥긴다 지난 번 사량도 갔을 때 빗속에서 산행하며 추위에 벌벌 떨었는데 그 기억이 새롭다.하지만 집에 돌아가긴 늦은 시각이다, 추우면 바람막이 옷을 입기로 작정했다.
비몽사몽간에 버스는 몇 번인가 휴게소를 들리며 숨을 몰아쉬고 코에 타는 냄새를 풍기며 꼬불꼬불 산길을 돌고 돌아 새벽 4시경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했다
잠간 눈을 붙히고 난 후 새벽 6시. 아침식사를 차내에서 마치고 선착장에 도착하니 돌고래형상을 한 땅끝전망대가 덩그러니 언덕위에 서 있고 조그만 달이 희뿌옇게 전망대위에 걸려 있다
이섬 저섬 사이를 비집고 한시간여를 미끄러져간 배는 보길도에서 버스 승용차등 20여대와 승객100여명을 쏟아내자 보길도는 일순 시골 장터 같다.
배에 싣고 간 버스를 타고 예송리로 이동 하차하여 해수욕장을 잠시 둘러보고 검은색 예송리몽돌해수욕장을 거닐며 밤새 차에서 옹그리고 왔던 몸을 기지개를 켜 본다. 젊은 아낙은 없고 늙으신 할머니들께서 미역.다시마 같은 해초류와 멸치등 건어물,젖갈류를 팔고 있다. 산행을해야하므로 모두들 사기를 주저하고 있다.
산행을 시작하려니 그 큰 덩치를 자랑하는 리무진 버스가 마을 안길로 들어가 돌려서 나오려다 골목에 갇혀 꼼짝달싹을 못하고 있다 뒤쳐진 4명이 "오라이, 스톱"을 외치며 바둥대다 결국 옆에 있는 밭에서 버스를 돌려 나가게 하다 보니 약 20여분이 소요되었다
예송교회옆 길로 산행을 시작하며 서두러 산을 오르니 입구서부터 동백꽃이 화사하게 맞이해 준다 약 한시간을 오르니 수리봉(해발 406메타)이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능선을 따라 잘 닦여진 등산로는 동백나무 등 상록수림속을 시원스럽게 올랐다, 격자봉이다. 잠시 요기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길을 따라 산행을하는데 노란 가방을 매고 가는 산불감시요원 노인을 만나 동행하게 되었다. 노인은 보옥리 리장을 십 수년하고 산불감시요원으로 매일 격자봉 망월봉등 산불예찰활동을 하신단다 보길도 자랑이 많은 그는 정말 보길도를 사랑하는 노인이었다. 망월봉 정상까지 동행하면서 보길도 격자봉, 망월봉, 뽀죽산 등 지형설명과 자랑이 계속되었다. 그의 보길도사랑과 산사랑하는 마음이 끝이 없듯 상록수림 또한 망월봉 바로 아래 암석지대가지 이어져 여름산행에도 정말 좋을 듯 생각이 든다
산행 도중 길가에는 이름모를 들풀과 노루귀 같은 야생화가 많고, 특히 야생 춘란이 수줍은 듯 다소곳이 숙여 꽃을 피우고 있어 모른채 지나왔는데 누군가가 춘란을 발견하고 가져가려고 캔다. 말려 보지만 듣지를 아니한다. 이 섬에 오는 이가 모두 한뿌리씩만 캐가면 금새 멸종위기가 올 것같아 보호대책이 아쉽다. 아니 산행을하는 모든이가 자연을 즐겨야 할터인데 작은 욕심이 없으면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바위를 타고 오르니 망월봉 해발 364메타 고지다. 산아래 펼쳐진 해안에는 이름모를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보길도에 붙어 있다.남쪽으로는 추자도가 멀리 보인다.
한시간 정도 내리막길을 죽 내려오자 해안 일주 도로에 도착했다 시장끼를 느기고 도시락을 펴고 일행이 빙 둘러 앉아 점심을 나눠 먹고 버스로 윤선도선생 사작지를 관람했다. 섬속에서 이런 풍광이 있었나 할 정도의 아담한 연못과 큰 정각이 있다. 연못에는 봉오리 채로 덜어진 동백꽃이 동동 떠다닌다. 돌바위에 음각된 어부사시사를 읽으면서... 이 곳에 며칠만 머물러도 시 한 수는 나올 것 같은 아늑함과 서정이 묻어 있는 것 같아 잠시 세상사를 잊고 시인이 된 듯하다.

(산행기, 사진 설명 중 격자봉이 적자봉으로 표기 되는 수가 있으나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표기한 이정표, 안내 간판, 인터넷상에고 격자봉 또는 적자봉으로 표기 되는 경우가 있음. 오류는 아닌 것 같음. 보길도 관리 공단에 의뢰 중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