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행기

둔철산(屯鐵山)

가야산도사(倻山) 2004. 7. 20. 11:48

1.개황

  일      자 : 2004.7.18.
  위      치 : 경남 산청군
  고      도 : 해발 823메타
  일      기 : 맑음
  코      스 : 심거마을-금정폭포-무명폭포-정상-684봉-심거마을
  소요시간 : 약  6시간(중식1시간)
  특기사항 : 무명폭포까지 개울물 있음
  찾아 가는 길
              대구출발-구마고속도로-88고속도로-(함양)대전통영간 고속도로(진주방면)-산청IC
              -산청읍내-3번국도(진주방향)-성심원지나 산청읍.선유면 경계 어천마을 입구
              -좌회전.국도 아래 암거 통과-심거마을

2. 구간별 소요 시간

11:55 마을입구
12:28 느티나무
12:33 밤밭 입구
12:50 폭포
13:12 개울건너는 길
13;45 폭포, 중식
14:31 폭포출발
14:43 산벚꽃나무
15:13 전망바위
15:30 능선두꺼비바위
15:49 823봉 정상(표지석엔 812로 표시)
16:09 811.7봉
16:32 바위암벽길
16:38 사발바위
17:30 능선삼거리(직진: 능선길, 우측: 신거마을)
17:36 정씨 묘소(한보 정회장 선친산소라함)
18:06 폭포 아래 삼거리
18:18 마을 도착


3.산행기


마을 주차장
  3번국도를 따라 진주방향으로 가다보면 성심원이란 사회복지시설이 경호강 건너 오른족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곳을 통과하면서 산청읍과 인접한 선유면 경계가 보이고  그곳에서 바로  어천마을 들어가는 길로 국도를 벗어나자 경호강 옆에 "사람과 바다"란 상호로 레프팅 장비를 진열해 놓은 레프팅업체가 있다
레프팅장을 뒤로하고 국도 밑을 통과하자 오른족으로 "레저피아" 란 레프팅업체가 도 있고 방금 레프팅을 마치고 장비를 들고 강가에서 올라오는 2-30여명의 젊은 학생들이 눈에 띈다. 웅석봉을 뒤로하고 콘크리트 포장비탈길을 따라 올라가자 "**장"이란 모텔이 길앞에 우둑 서있고 길 옆엔 심거마을에서 세운 "마음꽃"이란 싯귀가 음각된 바위표석이 우릴 반긴다.
꼬불 꼬불 비탈진 언덕길을 올라가자 승용차 등 30여대가 길가 공터에 어지럽게 주차되어 있다. 주차장이 정비되지 아니한 때문이다. 작은 시멘트 교량을 건너자 "마을 입구, 등산객 차량 진입금지"푯말이 붙어 있다. 좌측으로는 불조져로 방금 밀어 부친듯한  임시 주차장이 있어 빈틈을 찾아 주차를 한 후 배낭을 챙겼다.

무거운 배낭
주차 후 배낭을 챙겨 짊어 지는데 배낭이 엄청 무거운 느낌이다.  평소와 같이 점심과 간식용 오이, 자두, 토마토 등이 더 있긴 하지만 별로 무거울게 없는데 이상하게 어께를 누른다. 어제 6킬로메타 가량 달리고 오후엔 함지산 오른게 다소 무리여서 그 피로가 덜 풀려 그런가 보다고 생각하며 산행을 재촉했다. 마을 안에는 큰 느티나무 한그루가 짙은 그림자를 안고 서 있다. 장정 3-4명이 손을 잡아야 할 많큼 밑둥이 굵다.하산하면서 마을 사람에게 물어본 즉 수령이 500여년된 나무라신다. 느티나무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벌써 한무리 하산객이 내려 오고 있다.
시간을 보니 열두 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배낭을 비우고 산행하자고 하다가 배부르면 산행이 더 어려울 것 같아 폭포까지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마을을 벗어나자 콘크리트 포장길도 끝이 나고 철조망 철문이 "밤밭 출입금지"란 팻말을 달고 길을 막고 있다. 그 왼쪽으로 개울가 쪽으로 좁은 길이 있다.  오른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밤나무단지에는 살충제를 방금 뿌린듯 농약냄새가 진하게 풍겨 나오고 산 어귀 곳곳에 흰 깃발이 꽃혀 있다. 왼편으로 소나무가 제법 큰 숲을 이루고 있다 5분여를 올라가니 길가 양 옆으로 복숭아 나무가 관리를 하지 않은 듯 잡초사이에 십여 그루가 서있다.
숲 길을 오르다보니 매미가 제철을 만난 듯 귀청이 따갑도록 울어대고 길가 개울 물은 시원스런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소나무는 솔향을 짙게 내 뿜어 머리가 한결 멁아지는 듯하다. 물소리가 요란스럽다고 생각되자 길 왼편으로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가 보였다. 길 아래로 내려가기 싫어 길을 따라 가다보니 폭포 중간부에 닿았다. 폭포는 크게 3단으로 형성되어 있고 하단에는 높이가 3메타 가량 직포이고, 중간부는 경사도 4-50도가량 비스듬하고, 상단에 10여메타 높이의 직포가 있는 전체 길이가 30여메타이상 되는 제법 규코가 큰 폭포다. 흐르는 물로 얼굴을 씻고 한참을 사진 찍고 하며 시간을 보내고 다시 산행길을 재촉하였다. 갑자기 시장기가 돌고 허기가 진다. 식은땀이 흐르면서... 저혈당증세인가?  개울물을 건는 곳에 도착해 물을 건너기 직전 하산하던 사람이 개울물에 뛰어들어 바지가 다 졌는데도 물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 물가에 자리를 잡고 간식용 방을 꺼내  허걱거리며 맛있게 먹고 나니 조금 회복되는 듯했다. 정상까지 갈수 있을까?
10여분을 간시과 휴식 후 다시 발 걸음을 재촉해 걷기 시작해였다. 길은 점점 가파르고 계단길, 보조 로프가 달린 급경사길이 이어진다. 길 모퉁이를 돌자 곰 얼굴 형상의 커다란 바위가 길옆에 있다. 개울 물소리도 희미하게 들려 계곡에서 벗어나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사람들 왁짜지껄한 소리,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오른쪽 숲속에서 20여메타 높이에서 은색 모래를 부리듯 하얀 포말이 흩어지는 폭포가 나타난다. 그 아래에는 20여명 산꾼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며 휴식 중이다. 무거운 배낭을 벗어던지고 폭포수 아래로 달려가 땀밤벅이 된 얼굴, 세수 하니 그 시원함을 어디에 견주랴?  한 동안 물옆에서 놀다 자리를 잡고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었다. 2시가 넘었다.

대장님은 나를 버리고
폭포앞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폭포 윗쪽에서 하산하는 사람이 몇 명 씩 보였다. 오르던 방향으로 계속 바로 가는 길, 오른족 폭포 위쪽으로 가는 길- 두 갈래다. 오르던 방향으로 계속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는데 뒤에 따라오시던 대장님이 "아무래도 몸이 이상한 것 같다. 폭포에서 기다리라"며 먼저 올라가는게 아닌가? 상태가 안 좋아 도저히 산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하기로 했다. 마침 하산하는 한 사람을 만나 정상까지의 소요 시간을 물으니 20-30분 거리란다. 대장님은 먼저 올라가시고 하산하기로 결심 했다. 혼자 산중에서 낙오되었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올라가 조망을 한 후 내려 가야지하며 이를 악물고 천천히 언덕길을 올라갔다. 큰 바위가 있는 개활지가 나타나 올라서 보니 머리에 희구름을 인 웅석봉이 한결 가깝게 보인고 돌아서 울려다보니 산 능선이 얼마 남지 않아 지친 몸이지만 능선을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계속 오르기로 했다. 10여분을 더 오르니 능선에 사과를 깍아 두 쪽을 낸 듯한 바위가 있고 경사가 완만해지기 시작하고  그 위로 우뚝 솟은 바위더미가 있어 올라서니 15분 정도 거리로 보이는 둔철산 정상이 마주 보고 있었다. 목청을 돋구어 불러보니 먼저 정상에 도착해 있던 대장님이 손을 흔든다

드디어 정상에
높이를 알 수 없는 봉우리에서 정상쪽을 향해 내 달렸다.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막 길. 811.7M 봉 삼거리에서 왼쪽 내리막길로 내려가 다시 오르자 주변 봉우리들이 다 발아래 있다. 진주 교직원산악회에서 만든 둔철산 정상표지석이 [해발 811.7M]표시되어 있다. [산]지 7월호엔 이 표지석이 있는 산이 해발 823M의 둔철산 정상이고 고도표시가 잘못되었다는 지적이다.  산청고을을 휘감아 흐르는 경호강이 북쪽에서 남으로 흘러 내려오고, 강에는 레프팅하는 조각배들이 점점이 떠 내려오고 있고 그 양 옆에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와 3번국도가 시원하게 뚤려 있다. 서쪽으로는 웅석봉이 머리에 흰 구름을 덮어 쓴 채로  이름 그대로 웅장히 자리 잡고 있다.  자동셔터로 셀프 사진 한장을 담고는 배낭을 매고 중간 봉우리에서 기다리는 대장님과 합류 했다.

알 수 없는 표지석
정상 직전에 있는 봉우리가 811.7봉이다. 그 북동쪽에 둔철산 823m 정상이 있고  서쪽으로 약 5분거리에 또다른 811.7봉보다 낮은 봉우리가 하나 있다 그런데 이곳 역시 알수 없는 건 표지석이다. 단성중학교산악회 이름으로 둔철산 811.7m 표지석이 정상도 아니고 두번째 높은 봉우리도 아닌 곳에 정상표지석이 덩거러니 설치되어 있다. 개인산악회에서 이렇게 표지석을 마음대로 설치 할 수 있단 말인가 산청군은 무얼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혼돈과 혼란이 오기 마련이다. 전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하산길
이 표지석 바로 아래엔 능선길과 폭포로 내려가는 계곡길 갈림길이 있다. 갈림길에서 능선을 타고 조금 내려가니 길 가운데 묘지가 하나 있고 둘래석이 시멘트로 발라져 있다. 관리를 안한지 오래되어 봉분의 흙은 다 씻겨져 나가고 없다.

바위길에 로프가 매달린 험한 길을 몇번 내려서니 길가에 밥공기를 바위 위에 얹어 놓은 듯한 형상의 바위가 있다. 이름하여 사발바위로 명했다. 684봉을 지나 내리막길 길가에는 멧돼지가 약족 길가를 다 헤집어 놓았다. 금정폭포 위 개울에서 하산하던이의 말이 생각 났다. 아침 일찍 산행하다 멧돼지 서너마리를 보고 아랫도리가 얼어버려 혼이 났다는 곳이다. 머리카락이 쭈뼛선다. 길 양옆으로 키의 한길에서 두길 정도 크기의 철쭉과 진달래나무가  그득하다. 봄산행을 한번 해 봄직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완만한 경사가 갑자기 급경사로 이어 지고 안부에 도착하자 소나무 네그루가 일정간격을 두고 서있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바로가면 능선길이고 소나무사이로 난  오른쪽 길이 심거마을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심거마을로 하산키로 했다. 한참을 내려오다 작은 능선을 살짝 넘자 어두울 정도로 숲이 울창한 가운데 잔디와 잡초가 무성한 수 년 동안 방치한 듯한 묘지 두기가 나란히 있다. 왼쪽은 진주강씨묘, 오른쪽은 해주정씨묘라는 비석이 있다. 하산 후 마을 노인이  몰락한 H그룹 정모씨의 선친 묘소라고 귀뜸해 준다.

피로가 겹쳐 중간에 포기하려던 산행이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마을에 도착하니 오후6시가 넘었다. 웅석봉엔 하얀 구름이 정상을 휘감고 있고.  별장 같은 집 울타리에 나무로 깍아 만든 학 두마리가 지팡이를 끌며 하산 하는 우리를 보고 하늘로 솟아 오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