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경상권旅行
[스크랩] 변강쇠전
가야산도사(倻山)
2009. 8. 20. 09:41
- 변강쇠전
- 변강쇠전 [함양 마천을 지리적 배경으로 한 판소리]
중년 (中年)에 맹랑한 일이 있었다. 평안도 월경촌(月景村)에 계집 하나가 살고 있었는데 얼굴은 춘이월 반쯤 핀 복숭아꽃이었다. 보조개(옥빈)는 어리었고 초생에 지는 달빛이 눈썹 사이에 어리었다. 앵두처럼 고운 입술은 당채(唐彩)주홍필로 찍은 듯하고 버드나무같이 가는 허리는 봄바람에 하늘 하늘, 찡그리며 웃는것과 말하며 걷는 것이 서시와 포사라도 따를 재간이 없었다. 그러나 사주에 청상살이가 겹겹이 쌓인 까닭에 상부(喪夫)를 한 것이 징글징글하게 많아 팔자가 센 여자였다. 열다섯에 얻은 서방은 첫날밤의 잠자리에서 급상한(急傷寒)에 죽었고 열여섯살에 얻은 서방은 당창병(매독)에 죽었다. 열일곱과 열여덟에 얻은 남편은 용천병과 벼락으로 각각 죽었다. 열아홉, 스무살에 얻은 서방도 급살로 죽었다. 뿐만 아니었다. 간부, 애부, 새흘유기, 입 한번 맞춘 놈, 젖 한번 만진놈, 눈 흘레한 놈, 손 만져본 놈, 그리고 심지어는 옹녀의 치마귀 상처자락 얼른 대한 놈까지 모두 죽었다. 이렇게 하여 수천명씩 남자들이 옹녀 때문에 죽자 삼십리 안팎에 상투 올린 사내는 고사하고 열다섯 넘은 총각도 다 쓸어버리고 없어 계집이 밭을 갈고 처녀가 집을 지으니 황해도, 평안도 양도민이 공론하기를 이년을 그냥 두었다간 남자 놈은 한명도 없는 여인국이 될 터니이니 쫒아내자고 의논하였다. 그리하여 양 도민이 합세하여 그녀를 서도에서 쫓아내었다. 그때 그녀는 차랑 봇짐 옆에 끼고 머리는 동백기름을 낭자하게 발라 곱게 빗었고 초록 옷을 추스르며 행똥행똥 나오면서 자기 혼자 악을 썼다. “어허, 인심이 흉악하구나, 내 여기 아니면 살 곳이 없을 줄알고, 삼남(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남자들은 더욱 좋다더라,” 옹녀는 남쪽으로 가다가 청석관(개성 부근의 좁은 계곡)에서 홀아비 변강쇠와 만났다. 변강쇠는 삼남에서 빌어 먹다가 양서지방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들은 서로 만나 말 몇 마디에 뜻이 맞아 바위 위에 올라가서 대사(大事)를 치루었는데 대낮에 년놈이 벌거벗고 익숙한 장난을 하고 있었다. 타고난 양골(陽骨)인 강쇠놈이 옹녀의 두 다리를 번쩍 들고 옥문관을 들여다 보며 노래를 읊었다. “이상하게도 생겼다. 맹랑히도 생겼다. 늙은 중의 입일는지 털은 돋고 이빨은 없구나. 소나기를 맞았는지 언덕지게 패이었다. 콩밭농사 지었는데 듬북꽃이 비치었구나. 도끼날을 맞았는지 금 바르게 터져 있네, 생수처 ...
출처 : Daum 지식
글쓴이 : 메추리12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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